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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분석

마이크론은 반년 동안 거의 지난 1년 치를 공장에 붓는다

9월 30일 마이크론이 낸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 달러였다. 6월에 스스로 제시한 500억 달러를 40억 달러 넘게 웃돌았고, 다음 분기 가이던스는 615억 달러다. 그런데 시간외에서 1,080달러대까지 오르던 주가를 1,050달러 근처로 되돌린 건 매출이 아니라…

이 글에서 다루는 것
  1. 매출을 올린 건 물량보다 값이다
  2. 이익률 87%에서는 더 올라갈 자리가 좁다
  3. 반년 250억 달러, 늘어난 몫은 대부분 건물로 간다
  4. 공급 달력은 2027년 중반과 2028년 말에 몰려 있다
  5. 계약서에 바닥값과 천장값이 들어갔다
  6. PER 7배는 기간을 묻는 숫자다
매출을 올린 건 물량보다 값이다: 분기, 매출, 전분기 대비, 매출총이익률

9월 30일 마이크론이 낸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 달러였다. 6월에 스스로 제시한 500억 달러를 40억 달러 넘게 웃돌았고, 다음 분기 가이던스는 615억 달러다. 그런데 시간외에서 1,080달러대까지 오르던 주가를 1,050달러 근처로 되돌린 건 매출이 아니라 설비투자였다. 2027 회계연도 상반기에만 약 250억 달러를 쓴다. 지난 회계연도 1년 치(274억 달러)의 90%가 넘는 돈이다.

메모리 호황은 수요가 꺾이거나 공급이 따라잡을 때 끝난다. 수요 쪽은 고객 주문 장부를 봐야 해서 밖에서 잘 안 보인다. 이번 콜에서 마이크론은 공급 쪽을 꽤 구체적으로 적었다. 새 공장이 언제 웨이퍼를 내는지, 늘어난 투자가 어디로 가는지, 고객과 어떤 값으로 묶여 있는지다. 그 순서로 읽어 본다.

매출을 올린 건 물량보다 값이다

헤드라인 성장률부터 보정해야 한다. 4분기는 5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14주였다. 3분기보다 한 주가 길다. 그래서 전분기 대비 31%라는 숫자는 부풀어 있다. 주당 매출로 바꾸면 3분기 31.9억 달러, 4분기 38.7억 달러로 21.5% 늘었다. 1분기 가이던스 615억 달러는 13주 기준이라 겉으로는 13% 성장이지만, 주당으로는 4분기보다 약 22% 많다. 속도가 꺾인 건 3분기(+74%) 다음이고, 그 뒤로는 비슷한 속도가 이어지는 셈이다.

분기 매출 전분기 대비 매출총이익률
26회계 3분기(13주) 414.6억 달러 +74% 84.9%
26회계 4분기(14주) 542.3억 달러 +31%(주당 +21.5%) 87.0%
27회계 1분기 가이던스(13주) 615억 달러 +13%(주당 +22%) 약 86.25%

이익률은 non-GAAP 기준이다. 그 성장을 만든 건 값이다. 4분기 D램 출하 비트는 전분기보다 한 자릿수 중반 늘었고 비트당 가격은 10%대 후반 올랐다. 낸드는 비트가 약 10%, 가격이 약 30% 올랐다. 한 주가 더 긴 분기였는데도 물량이 이 정도밖에 안 늘었다. 내 해석으로는 수요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팔 물건이 없어서다.

고객 쪽에서도 같은 신호가 나온다. 마이크론은 2026년과 2027년 서버 대수가 모두 10%대 후반 늘 거로 보면서도,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증가 속도는 이전 예상보다 조금 낮췄다. 메모리가 빠듯해서다. PC와 스마트폰은 대수가 두 자릿수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값이 오르면 고객은 덜 싣는다. 지금은 그 조정이 대수보다 대당 탑재량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익률 87%에서는 더 올라갈 자리가 좁다

매출총이익률(GAAP)은 2분기 74.4%, 3분기 84.6%, 4분기 86.8%다. 오름폭이 10.2%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줄었다. 1분기 가이던스(non-GAAP 약 86.25%)는 4분기 non-GAAP 87.0%보다 0.75%포인트 낮다. 숫자만 보면 고점처럼 보인다.

회사 설명은 다르다. 2026 회계연도 성과급을 전 직원에게 올려 줬고, 그 일부가 재고 원가에 들어가 있다가 1분기에 약 10억 달러 비용으로 나온다. 회사는 1분기를 2027 회계연도 이익률의 바닥이라고 했다. 일회성 비용이라는 설명은 받아들일 만하다.

그래도 이 구간에서 이익률은 사이클을 읽는 계기판으로 쓰기 어렵다. 원가가 매출의 13%밖에 안 되면, 원가가 그대로일 때 값이 10% 더 올라도 이익률은 88.2%로 1%포인트 남짓 움직인다. 값이 10% 빠져도 85.6%다. 이익률이 거의 안 움직이는 구간에서 이익 규모를 흔드는 건 가격과 비트, 둘뿐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더 선명하다. 코어 데이터센터(CDBU)와 모바일, 클라이언트(MCBU)의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둘 다 90%다. HBM이 들어 있는 클라우드 메모리(CMBU)만 83%에서 제자리였다. HBM 비중이 늘어서다. 회사는 2027년 HBM 물량 대부분을 전년보다 크게 오른 값에 계약했고, 그 덕에 일반 D램과의 이익률 차이가 좁혀진다고 했다.

반년 250억 달러, 늘어난 몫은 대부분 건물로 간다

2027 회계연도 설비투자는 1분기 약 115억 달러, 상반기 약 250억 달러다.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이전 계획보다 투자를 늘리고, 늘어난 몫의 대부분은 건설 투자라고 했다. 2028년 말 이후에 쓸 클린룸 공간을 앞당겨 확보하려는 돈이다.

장비가 아직 들어가지 않은 빈 반도체 클린룸 내부

설비투자는 3월에 이미 한 번 올라갔다. 그때 2026 회계연도 목표를 최소 250억 달러로 39% 올렸고, 실제로는 273.7억 달러를 썼다. 2027 회계연도는 상반기 속도를 두 배만 해도 500억 달러다. 시장 추산도 연간 500억 달러를 넘는 쪽이다.

돈은 충분하다. 2026 회계연도 영업현금흐름이 896.8억 달러였고, 설비투자를 빼고도 623억 달러가 남았다. 회계연도 말 현금과 투자자산은 734.8억 달러다.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의 약 30%였으니 빚을 내서 짓는 투자가 아니다.

눈여겨볼 건 돈이 가는 곳이다. 장비가 들어가지 않은 클린룸은 웨이퍼를 한 장도 만들지 않는다. 건물은 몇 년 앞서 지어 둬야 하지만 장비는 수요를 보고 나중에 넣을 수 있다. 내 해석으로는 지금 건물에 쓰는 돈은 공급 그 자체라기보다 2028년 말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선택권에 가깝다. 설비투자 급증은 메모리에서 오래된 경고 신호다. 시간외 주가가 내렸다가 종가 근처로 돌아온 것도 이 두 읽기 사이에서 흔들린 거로 본다.

공급 달력은 2027년 중반과 2028년 말에 몰려 있다

콜에서 나온 신규 시설 일정을 모으면 이렇다. 첫 산출 시점 기준이다.

시설 품목 첫 산출
싱가포르 패키징 HBM 후공정 2027년 초
아이다호 ID1 D램 2027년 중반
아이다호 ID2 D램 2028년 말
일본 증설 D램 2028년 말
싱가포르 새 공장 낸드 2028년 하반기
뉴욕 1공장 D램 2030년

같이 읽어야 할 문장이 하나 있다. 새 공장은 첫 웨이퍼가 나오고 몇 분기가 지나서야 물량이 의미 있게 붙는다고 회사가 직접 말했다. 2028년 말에 첫 산출이면 공급으로 체감되는 건 2029년이다.

2027년에도 공급은 는다. 아이다호 ID1이 2027년 중반에 웨이퍼를 내고, 타이완 퉁뤄(Tongluo) 시설도 2027년 중반부터 의미 있는 출하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에 용인 1기 팹 첫 클린룸을 2027년 5월에서 2월로 당긴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마이크론은 2027, 2028 회계연도 수급이 2026년보다 훨씬 빠듯하다고 했고, 2027 회계연도 생산의 75% 이상이 이미 계약으로 묶였다고 했다. 수급이 언제 균형으로 돌아올지는 보이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정리하면 2027년 물량은 상당 부분 팔렸다. 사이클의 시험대는 지금 짓는 건물에 장비가 들어가는 2028년 말 이후다. 경쟁사 신규 라인이 그 시기에 겹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할 숫자다.

계약서에 바닥값과 천장값이 들어갔다

공급 달력만큼 중요한 게 계약서다. 마이크론은 전략 고객 계약(SCA)을 26건 맺었다. 한 분기 전엔 16건이었다. 여러 해짜리 take-or-pay 계약, 즉 고객이 정한 물량을 가져가지 않아도 값을 치르는 구조다. 회사는 이 계약이 2030년까지 매출의 35% 이상이 될 거로 추산한다.

가격 조건은 이렇다.

  • SCA 예상 매출의 4분의 3에는 정해진 가격 틀이 있고, 그 과반에 바닥값과 천장값이 있다.
  • 나머지 4분의 1은 시장 가격에 맞춰 주기적으로 다시 정한다.
  • 고객이 건 돈은 320억 달러이고, 대부분 현금 예치금이다.
  • 일부 계약은 2031년까지 늘어났고, 새 계약은 지금 시세를 반영해 더 높은 값에 협상한다.

계산하면 2030년까지 매출의 4분의 1 남짓(35%의 4분의 3, 약 26%)이 정해진 가격 틀 안에 있다. 이 가운데 과반은 하락장이 오면 바닥값이 받친다. 대신 천장값도 있으니 값이 더 오르면 그만큼은 못 먹는다. 마이크론이 위쪽 일부를 내주고 아래쪽 일부를 산 셈이다.

다만 이 구조는 아직 하락장을 겪어 본 적이 없다. 시세가 바닥값 아래로 한참 내려갔을 때 고객이 정말 그 값을 치르는지는 그때 가 봐야 안다. 그리고 SCA 밖 65%에 SCA 안의 시세 연동분까지 더하면, 매출의 4분의 3 가까이는 여전히 시세를 그대로 따른다.

PER 7배는 기간을 묻는 숫자다

9월 30일 종가 1,065.11달러를 1분기 가이던스 주당순이익 38.15달러의 네 배(152.6달러)로 나누면 약 7배다. 지난 회계연도 주당순이익 75.52달러로 나누면 14배다. 이익이 이 속도로 느는 회사에 7배라는 건, 내 해석으로는 시장이 2027년보다 그다음을 의심한다는 뜻이다. 2027년은 계약으로 상당 부분 보이지만 2028년 말 이후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다음 콜부터 내가 볼 숫자는 매출보다 이쪽이다.

  1. 하반기 설비투자가 상반기 250억 달러보다 얼마나 큰지, 늘어난 몫이 여전히 건물인지 장비로 넘어가는지
  2. ID1이 2027년 중반에 첫 웨이퍼를 내는지, ID2와 일본 일정이 당겨지는지
  3. SCA 비중이 35%에서 더 늘어나는지, 새 계약 가격이 어디서 정해지는지
  4. 비트 증가와 가격 상승의 비율. 값보다 물량이 성장을 끌기 시작하면 공급이 따라붙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5. 수급 균형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장이 바뀌는 때

건물에 쓰는 돈은 공급을 늘릴 권리를 사는 돈이다. 그 권리를 언제 쓸지는 2027년의 수요가 정한다. 이번 사이클의 끝을 먼저 알려 줄 숫자는 분기 매출이 아니라 장비 반입 일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https://www.benzinga.com/news/26/09/62095451/transcript-micron-technology-q4-2026-earnings-conference-call

확인한 자료

  1. 4분기 매출 542.3억 달러, GAAP GM 86.8%, 연간 OCF 896.8억·FCF 623.1억·설비투자 273.7억, 현금 734.8억 ↗
  2. 3분기 매출 414.6억·GAAP GM 84.6%, 2분기 238.6억·74.4%, 4분기 가이던스 500억 달러 ↗
  3. 콜 원문: SCA 26건·매출 35%+·가격 밴드·320억 달러 예치, 공장별 첫 산출 일정, 서버 탑재량 증가 하향 ↗
  4. 1Q 설비투자 약 115억·상반기 약 250억 달러, SCA 16건에서 26건, FY27 생산 75%+ 확보, 시간외 주가 흐름 ↗
  5. 늘어난 설비투자 대부분 건설, 2028년 말 이후 클린룸, 수급 균형 시점 안 보인다는 발언 ↗
  6. 4분기 14주, 1Q GM 약 86.25%와 바닥 발언, 비트·ASP 변화, 사업부 GM, 성과급 약 10억 달러 ↗
  7. 3월 FY26 설비투자 목표를 최소 250억 달러로 39% 상향 ↗
  8. SK하이닉스 용인 1기 첫 클린룸 2027년 5월에서 2월로 앞당김 ↗
  9. benzi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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